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버지니아 맥카스키
최근 버지니아 할라스 맥카스키 시카고 베어스 구단주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버지니아 맥카스키는 베어스를 창단했고 구단주를 오랫동안 역임했으며 선수와 감독으로도 리그에 큰 명성을 떨쳤던 베어스 창업자 조지 스탠리 할라스의 딸이다. 102세까지 장수를 하면서 그녀의 삶이 곧 베어스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카고 지역에서는 유명했다. 베어스 구단을 비롯해 미프로풋볼(NFL) 관계자들은 그녀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그녀가 리그 발전에 기여한 점과 베어스 구단을 리그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전통적인 구단으로 이끌어온 공로를 인정했다. 버지니아 사후 베어스 구단이 현재와 같이 전통적인 가족 경영 시스템으로 운영될지 여부도 관심을 끈다. 베어스는 팀 리빌딩 뿐만 아니라 새로운 구장을 신축해야 하는 등 산적한 현안들이 많은 상황이다. 최근 몇년간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올해 기존 감독을 경질하고 새롭게 감독을 선임하면서 팬들에게도 결실을 보일 때도 됐다. 버지니아 맥카스키를 수식하는 말로 가장 일반적인 것이 ‘matriarch’이다. 여자 가장 정도로 번역되는 이 말로 베어스 구단에서의 버지니아의 위상과 권위를 짐작할 수 있다. 그녀는 1923년 1월 5일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아버지가 시카고 베어스의 구단주 할라스였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풋볼과 친해졌다. 그녀는 드렉슬 대학을 졸업한 뒤 아버지 비서 역할을 했다. 당시 아버지는 베어스로 구단 명칭을 바꾼 뒤 감독으로 명장 반열에 오르고 있었다. 풋볼 감독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2살때부터 풋볼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8살 때에는 첫 NFL 챔피업십 경기도 관람할 수 있었다. 물론 베어스가 당시 출중한 성과를 내는 팀이었기에 1940년 베어스가 NFL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순간도 경기장에서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참고로 베어스는 수퍼보울에서는 단 한번만 우승했지만 수퍼보울이 생기기 전 리그 결승전이었던 NFL 챔피언십은 무려 여덟번이나 우승하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리그 초기에는 그린베이 패커스와 라이벌 체제를 유지하면서 전통의 강팀으로의 면모가 화려했다. ‘파파 베어스’라는 애칭으로도 유명한 조지 할라스는 NFL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일리노이대 어바나 샴페인에 재학하면서 풋볼 선수로 활약한다. 1차 대전에 참전한 뒤에는 잠시 뉴욕 양키스에서 프로 야구 선수로도 활약하다 다시 풋볼계로 돌아온다. 당시 조지 할라스가 소속된 팀이 드케이터 스탤리. 1920년 선수 겸 감독으로 활약한 뒤 팀을 100달러에 매입한다. 팀 이름도 시카고 베어스로 바꾼다. 아울러 팀 유니폼 역시 자신의 모교 일리노이대의 네이비, 오렌지 색을 사용하면서 현재까지 이르게 된다. 베어스 감독으로 지금도 사용되는 풋볼 전술인 T 포메이션을 창안해 1940년대 ‘미드웨이 몬스터’를 구축, 리그를 평정한다. 리그는 그의 이런 공로를 인정해 NFC 챔피언십 트로피를 조지 할라스 트로피로 명명하게 된다. 조지 할라스는 1983년 사망한다. 버지니아의 남동생 역시 일찍 세상을 떠남에 따라 베어스 구단은 자연스럽게 딸인 버지니아가 물려받게 된다. 이에 대해 버지니아는 “아버지는 나에게 구단을 물려주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가족 승계를 결정하셨고 베어스 구단은 이후 가족 경영 시스템이 굳어지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베어스 구단은 현재까지도 다른 구단과는 달리 가족 경영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버지니아가 가족 13명의 지분을 대표해 전체 구단 투표권의 80%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투표권을 던지면 전체 투표권의 80%를 차지했기 때문에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막강한 권한을 유지할 수 있었다. 현재 이런 시스템을 유지하는 다른 NFL 구단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베어스는 리그에서도 유별나게 전통적인 방식으로 구단을 운영할 수 있었고 이는 버지니아가 오랫동안 구단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버지니아의 사망으로 앞으로 베어스 구단이 어떻게 운영될지 여부는 즉각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다. 다만 NFL은 각 구단이 승계 방안을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베어스 역시 버지니아 사후 플랜을 이미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버지니아는 생전 많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하지는 않았다. 최근 몇년 동안은 팀 경기에도 자주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많은 팬들로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베어스를 상징하는 수비수인 브라이언 얼라커는 자신이 NFL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날 오하이오주 캔튼에서 축하파티를 열고 있었는데 베어스 경기가 끝난 직후 나타난 버지니아 맥카스키가 자신을 축하해 주기 위해 나타나 깜짝 놀랐다는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인터뷰에서 버지니아는 “아버지는 남동생이 일찍 사망하자 구단을 매각할 수도 있었지만 다음 세대에 넘겨주기로 결정하셨다. 나는 이 결정이 잘됐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녀의 이런 방식은 후세에게도 물려질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11명의 자녀를 뒀는데 남편이 살아 있을 때에는 구단주와 사장을 역임했고 남편 사망 뒤에는 아들에게 사장 자리를 맡겼다. 현재까지도 이런 전통은 유지되고 있고 베어스의 이런 전통은 적어도 당분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버지니아는 21명의 손주와 40명의 증손주, 4명의 고손주를 뒀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버지니아 버지니아 맥카스하기 베어스 구단 버지니아 사후